송강호 "세자와 갈등 겪는 '아버지 영조'…정공법으로 연기"

입력 2015-09-14 18:28  

16일 개봉 '사도'에서 영조역 맡은 송강호

때때로 현대 말투 섞어 사실적인 감정 살려내
60년 만에 영화로 재탄생



[ 유재혁 기자 ] 국내 최고 몸값의 배우 송강호(48·사진)가 16일 개봉하는 사극 ‘사도’(감독 이준익)에서 영조 역으로 근 2년 만에 관객을 찾아온다. 2013년 ‘설국열차’(8월 개봉·935만명) ‘관상’(9월 개봉·913만명) ‘변호인’(12월 개봉·1137만명)으로 3연속 흥행 홈런을 날린 후 첫 출연작이다. 제작비 90억원을 들인 이 영화에서 그는 7억5000만원을 받아 한국영화 사상 최고 출연료 기록을 세웠다. 14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이준익 감독이 사도세자 이야기를 정공법으로 다룬 사극입니다. 예전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에 정치적 해석을 많이 담았지만, 이 영화는 군주인 아비와 아들 세자의 부자(父子) 관계에 초점을 뒀어요.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라는 익숙한 소재를 새롭게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영화는 1등을 강조하는 아버지 영조와 기대에 못 미치는 사도세자 간의 갈등을 송강호와 유아인의 뛰어난 연기로 펼쳐낸다.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영조는 평생 정통성 논란에 휘말리며 콤플렉스를 안고 산다.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에서 제거될 뻔하다가 노론의 지원으로 왕위에 오른 까닭에 왕권이 허약했다. 이 때문에 사도세자가 자신보다 훨씬 강력한 군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끊임없이 질책한다. 하지만 부자간에는 대화와 소통이 부족했다.

“영화 ‘관상’을 통해 사극이 폐쇄적이란 선입견을 깼습니다. 현대물에서 하기 힘든 다양한 감정과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견했어요.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탐구정신이 뛰어난 데다 이 감독의 접근 방법도 매력적이어서 출연하게 됐죠. 영조와 사도세자에 관한 방송 드라마는 많았지만, 영화는 1956년의 ‘사도세자’뿐이었어요. 근 60년 만에 나온 거죠. 소재의 신선함은 떨어지지만 정직하게, 진심으로 연기한다면 관객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영화는 당대 인물의 사실적인 감정을 때때로 현대적인 말투로 전달한다.

“우리는 사극 말투에 대해 고정관념이 있어요. 하지만 사료에는 극중 제가 하는 대사 그대로 나와 있어요. 가령 영조가 세자를 야단치는 장면에서 “너 1년에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드니”라고 합니다. 그들도 인간이었어요. 사사로운 대화를 하고, 욕설도 많이 했어요.”

최고 흥행 배우라는 찬사에는 “흥행 성적에는 무감각하다. 그것은 400m 경주 결과를 보고 내린 판단일 뿐”이라고 했다. 배우는 육상선수처럼 몇 초 안에 모든 결과?정해지는 직업이 아니라 긴 인생을 살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담은 ‘변호인’이 진보적 색채를 띠었던 것과 달리 ‘사도’에서는 보수적인 노론의 지지를 받는 영조 역을 연기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

“우연입니다. 배우는 연기를 할 뿐이죠.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받는 입장이거든요. 배우들도 각자 정치적 지향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정치적 행위로 영화에 출연하지 않습니다. 한 시대를 열심히 살았던 역사적 인물들을 연기할 따름이죠.”

영화진흥위원회는 최근 ‘사도’를 내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 부문 한국 후보로 선정했다. 송강호는 최민식, 임권택·봉준호 감독과 함께 한국 최초로 미국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 요청을 받아 신입 회원으로 위촉돼 후보작을 심사한다. 그는 “연말에 후보작 DVD가 배송돼 오면 그것들을 보고 심사 결과를 인터넷으로 전송해 준다”며 “아카데미 회원 자격으로 외국어영화상 후보를 심사하게 된다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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